주류가 된 서브컬처, 전 세계에서 지갑 열린다
지난 12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수만 명의 관중이 모였습니다. 킨텍스 메인 전시관은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곳이 없었는데요. 이렇게 수많은 사람을 끌어들인 주인공은 바로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게임 축제인 ‘AGF 2023’.
2018년부터 시작된 AGF는 애니메이션 및 게임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국내 ‘서브컬처’ 산업을 대표하는 축제의 장으로 손꼽히죠. 최근 서브컬처는 “더이상 ‘서브’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인기가 뜨거운데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6만여명의 AGF 2023 입장객 수가 이를 입증했습니다.
더이상 ‘서브’가 아닌 서브컬처
서브컬처는 애니메이션, 게임, 웹툰 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IP 시장을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주류문화에 대비되는 하위문화라는 뜻으로 흔히 ‘오타쿠’라고 불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등에 빠진 이들이 속한 문화를 지칭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서브컬처 유저들의 활동성이 높아지면서, 과거와 달리 자신의 취향을 당당히 드러내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게임업계에선 기존의 주류문화로 분류되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나 스포츠 게임을 넘어섰다는 평까지 받고 있죠.
특히 시장에서는 서브컬처의 사업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브컬처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덕심’ 즉, 강력한 팬덤이기 때문입니다. 서브컬처를 사랑하는 이들은 관련된 상품이나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것을 꺼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국내 서브컬처 게임을 대표하는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업데이트 때마다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작년 한 해에만 전 세계에서 2억2천만달러(약 2,862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2C 콘텐츠 시장에 돈 몰린다
이렇게 강력한 팬덤에서 기인한 서브컬처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팬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창작 콘텐츠입니다. 원작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던 기존의 팬덤 형태가 이제는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고 재해석한 콘텐츠를 창작하여 소비하는 새로운 형태로 확대된 것입니다. 이렇게 창작된 콘텐츠는 팬들 사이에서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콘텐츠 산업 전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습니다. 중고거래 시장에서 자주 쓰이던 용어인 C2C(Customer to Customer)가 이제는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거래 형태로 자리잡았죠.
팬덤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C2C 콘텐츠 시장은 현재 폭발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서브컬처 뿐 아니라 기존의 팬덤 비즈니스를 주도하던 엔터업계(K팝) 역시 이러한 C2C 콘텐츠 시장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일부 게임사나 엔터사에서는 팬들의 2차 창작을 권장하고 나설 정도입니다.
이에 힘입어 C2C 창작물을 중개하는 플랫폼 서비스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물건이 아닌 콘텐츠가 개인간 직거래로 유통된다는 C2C 창작 시장 특성상 거래의 불안전성이 크다는 것인데요. 또한, 같은 관심사를 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