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쓰려고 줄섰다! 8조원 K팝 팬덤 지갑 공략
지난 2021년,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운행하는 비행기 기체 전면이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사진으로 장식됐습니다. 언뜻 보면 지민이 해당 항공사의 모델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사실 이는 지민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 팬들이 돈을 모아 준비한 이벤트였는데요.
통상 대기업 브랜드 홍보 시 진행되는 비행기 랩핑 광고의 가격은 2억원 수준. 하지만 지민의 생일 기념 비행기는 기체는 물론 해당 항로에 제공되는 항공권과 종이컵 등에도 모두 지민의 생일 테마가 적용됐습니다. 전용 비행기 운영 기간은 무려 3개월. 들어간 비용은 2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 넘어 진짜 전 세계로
K팝 아티스트들의 인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이들을 응원하는 팬덤의 영향력과 구매력 역시 무서운 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밝힌 2023년 한해 음반 총 판매량은 무려 1억1600만장. 한국 대중음악 사상 처음으로 음반 판매량 1억장을 넘겼습니다. 요즘 일반 대중은 거의 스트리밍 형태로 음악을 즐기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음반 판매량은 대부분 팬덤의 손에서 나온 것인데요.
특히 해외 팬들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작년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연간 무역수지는 1억8천만달러로 역대 2번째 흑자이자 최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흑자는 음악, 영상 등 국내 저작권이 해외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뜻인인데요. 업계에서는 이번 흑자 기록이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등 K팝 아이돌의 대규모 글로벌 투어 공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타깃 국가 역시 넓어졌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이 K팝 수출 대상국 10위권에 진입했습니다. 기존의 메인 시장이었던 아시아 국가를 제치고 말이죠. 또 주목할 점은 이들이 K팝을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팬덤(Light Fandom)’에서 ‘코어 팬덤(Core Fandom)’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350만명 지갑 열린다
코어 팬덤은 K팝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끌어가는 핵심입니다. 이들은 앞선 방탄소년단 지민의 예시처럼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위해 주저없이 지갑을 열고 돈을 씁니다. 높은 충성도와 맹목적인 헌신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아티스트와 관련된 각종 굿즈를 사고,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며, 똑같은 앨범을 수십장에서 많게는 수백장씩 구매하는 등입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4대 K팝 기획사 하이브, SM, JYP, YG의 코어 팬덤 규모를 약 350만명으로 추정합니다. 4대 기획사 코어 팬 1인당 연간 매출 기여액